1화
약 14분 · 총 6,768자

컬트의 밤 - 미국 횡단 살인마 추격전

주인공: 김진혁

Part 1/3

오후 4시 40분.

진혁은 스쿠터 핸들을 움켜쥔 채 멈춰 섰다.

"아 진짜 최악이네."

휴대폰 화면은 까맣다. 배터리 0%. GPS는 한 시간 전부터 미친 듯이 빙글빙글 돌더니 결국 신호를 잃었다. 지도 앱은 '경로를 찾을 수 없습니다'만 반복했고, 진혁은 그걸 믿고 비포장길로 접어들었다.

'일단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주변은 온통 침엽수뿐이다. 아스팔트는 한 시간 전에 끊겼고, 지금 서 있는 곳은 자갈과 흙먼지가 뒤섞인 길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오솔길이었다.

"이거 완전 레전드 실수인데?"

진혁은 헬멧을 벗어 탑박스에 던져 넣었다. 땀이 목덜미를 타고 흘렀다. 해는 아직 중천이지만,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은 어딘지 모르게 불길했다.

'됐어, 일단 되돌아가자.'

스쿠터를 돌리려던 순간이었다.

"으아아아악!"

비명이었다.

여자 목소리.

진혁의 손이 멈췄다. 심장이 쿵, 하고 한 번 크게 뛰었다.

'뭐야.'

비명은 숲 안쪽에서 들려왔다. 멀지 않았다. 100미터? 아니, 그보다 가까울 수도.

진혁은 스쿠터 시동을 껐다. 엔진음이 사라지자 숲은 너무 조용했다. 바람 소리도 없었다. 새 소리도 없었다.

'내가 뭐 하는 거지?'

손이 떨렸다. 진혁은 탑박스를 열었다. 안에는 진압봉과 호신용 스프레이가 들어 있었다. 미국 입국하고 처음 산 물건이었다. '혹시 모르니까'라는 이유로.

"아 X발."

진압봉을 꺼내 쥐었다. 손잡이가 땀에 젖어 미끄러웠다.

'도망쳐.'

이성이 속삭였다.

'네가 뭘 어떻게 하겠다고.'

하지만 발은 이미 숲 안쪽을 향하고 있었다.

진혁은 천천히 걸었다. 나뭇가지가 발밑에서 바스락거렸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귀가 먹먹했다.

'일단 침착하게...'

비명은 멈췄다.

대신 들려온 건 낮게 웅얼거리는 소리였다. 여러 명이 동시에 뭔가를 읊조리는 것 같았다. 리듬이 있었다. 노래 같기도 하고, 기도 같기도 했다.

'뭐야 저거.'

나무 사이로 건물이 보였다.

오두막이었다.

벽은 낡아서 군데군데 판자가 떨어져 나갔고, 지붕은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19세기 유적처럼 보였다. 아니, 그보다 더 오래됐을지도.

오두막 앞에 사람들이 있었다.

진혁은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열 명쯤 됐다.

전부 가면을 쓰고 있었다.

나무로 깎은 듯한 투박한 가면. 눈구멍만 뚫려 있고, 입 부분은 일자로 그어져 있었다. 표정이 없었다. 그냥 매끈한 나무판 같았다.

그들은 원을 그리며 서 있었다.

원 중앙엔 여자가 있었다.

진혁의 숨이 멎었다.

여자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손은 뒤로 묶였고, 입엔 헝겊이 물려 있었다. 머리는 풀어져 얼굴을 가렸지만, 어깨가 떨리는 게 보였다.

그 옆엔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피 웅덩이 안에.

움직이지 않았다.

"으윽..."

진혁은 입을 막았다. 구역질이 치밀었다.

'죽었어. 저 남자 죽었어.'

가면을 쓴 자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손에 뭔가 들려 있었다.

칼이었다.

녹슬고 낡았지만, 날은 여전히 날카로워 보였다.

그 자가 칼을 치켜들었다. 웅얼거림이 커졌다. 리듬이 빨라졌다.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헝겊 너머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윽... 윽..."

진혁의 다리가 떨렸다.

'도망쳐.'

이성이 다시 속삭였다.

'넌 죽고 싶지 않잖아.'

하지만 손은 이미 진압봉을 펼치고 있었다.

딸깍.

쇠봉이 펴지는 소리가 숲에 울렸다.

가면을 쓴 자들이 일제히 멈췄다.

진혁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아 X발.'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가면 너머로 눈동자가 보였다.

텅 비어 있었다.

감정이 없었다. 그냥 구멍이었다.

진혁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발이 나뭇가지를 밟았다.

바스락.

그들이 일제히 돌아봤다.

진혁은 숨을 삼켰다.

'일단 침착하게... 아 X발 안 되는데?'

칼을 든 자가 한 걸음 내딛었다.

느렸다.

너무 느렸다.

마치 물속에서 걷는 것처럼.

하지만 그게 더 무서웠다.

진혁은 뒤로 물러섰다. 나무에 등이 부딪혔다.

'도망쳐.'

하지만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눈물 범벅인 얼굴이 진혁을 봤다.

'제발.'

입 모양이 그렇게 말했다.

진혁은 이를 악물었다.

"아 X발."

진압봉을 움켜쥐고 앞으로 뛰어들었다.

칼을 든 자가 팔을 휘둘렀다. 느렸지만, 궤적은 정확했다.

진혁은 몸을 숙였다. 칼날이 머리 위를 스쳤다.

진압봉을 휘둘렀다.

가면에 명중했다.

쾅!

# 컬트의 밤 - 미국 횡단 살인마 추격전

Part 2/3

가면이 갈라졌다.

쩍.

나무 조각이 튀었다.

그 아래 드러난 얼굴은 멀쩡한 중년 남자였다.

턱수염이 있었다. 주름도 있었다.

다만 표정이 없었다.

웃지도, 화내지도 않았다. 그냥 멍하니 진혁을 바라봤다.

'뭐야 이거.'

진혁은 뒷걸음질 쳤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남자가 한 걸음 다가왔다. 여전히 느렸다.

다른 가면들도 원에서 벗어나 진혁을 향해 걸어왔다.

하나, 둘, 셋.

열 명 전부.

느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마치 태엽 감긴 인형처럼.

"경찰 불렀다!"

진혁은 소리쳤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다들 꼼짝 마! 진짜로!"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들은 계속 좁혀왔다.

진혁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 뿌렸다.

쉬익.

가장 가까운 자의 얼굴에 액체가 뿌려졌다.

눈을 찌르는 최루 성분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바닥에 쓰러져야 했다.

그 자는 멈추지 않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냥 걸어왔다.

"미친..."

진혁은 진압봉을 다시 휘둘렀다. 무릎을 노렸다.

쾅!

명중했다. 관절이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자는 비틀거렸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끌면서도 계속 다가왔다.

'말이 안 돼.'

진혁은 뒤로 물러서며 여자에게 달려갔다.

"일어나!"

밧줄을 잡아당겼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땀 때문에 미끄러졌다.

"X발, X발..."

밧줄이 풀렸다.

여자가 헝겊을 뱉어냈다. 기침을 했다.

"뛰어!"

진혁은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여자는 비틀거렸다. 다리에 힘이 없었다.

"못 뛰어요..."

"뛰어야 돼!"

진혁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무거웠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느렸다.

하지만 여럿이었다.

진혁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나무 사이를 헤집고 나갔다. 가지가 얼굴을 할퀴었다. 따가웠다.

여자가 신음했다.

"조금만... 조금만 참아요."

스쿠터가 보였다.

진혁은 여자를 뒷자리에 앉혔다. 손이 떨려서 시동을 두 번 놓쳤다.

"제발..."

세 번째에 엔진이 걸렸다.

부르릉.

뒤를 돌아봤다.

가면을 쓴 자들이 숲에서 나왔다.

하나, 둘, 셋... 열.

아니, 더 많았다.

나무 뒤에서 또 나왔다. 멀리서도 나왔다.

'몇 명이야.'

진혁은 악셀을 돌렸다.

스쿠터가 튀어나갔다. 자갈이 뒤로 튀었다.

비포장길을 질주했다. 핸들이 덜컹거렸다. 여자가 진혁의 등에 매달렸다.

뒤를 봤다.

그들은 여전히 걷고 있었다.

느렸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마치 진혁이 어디로 가든 따라올 것처럼.

"저 사람들... 뭐예요?"

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도 몰라요."

진혁은 속도를 올렸다. 엔진이 비명을 질렀다.

한참을 달렸다.

숲이 끝나고 비포장길이 나타났다. 아스팔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길이었다.

진혁은 숨을 몰아쉬며 길가에 스쿠터를 세웠다.

엔진을 끄자 고요했다.

너무 고요했다.

"괜찮아요?"

진혁은 뒤를 돌아봤다.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요?"

어깨를 흔들었다.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창백했다. 입술은 파래졌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진혁의 손목을 가리켰다.

"당신도..."

진혁은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

검붉은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

원 안에 기호가 그려져 있었다. 본 적 없는 문양이었다.

'언제?'

아팠다. 아니, 아프다는 걸 이제야 느꼈다.

화끈거렸다. 마치 지져진 것처럼.

"이게 뭐예요?"

여자가 눈물을 흘렸다.

"표식이에요. 당신도 이제... 받았어요."

"무슨 표식?"

"저들이 쫓아와요. 어디로 가든."

진혁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말도 안 돼."

"제 남편도 그랬어요."

여자가 떨리는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어요. 근데 계속 나타났어요. 어디로 가든. 며칠이 지나도."

"그래서 남편은?"

여자가 고개를 떨궜다.

"죽었어요. 오늘."

진혁은 입이 마르는 걸 느꼈다.

숲 저편에서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였다.

느렸다.

하지만 가까워지고 있었다.

"X발."

진혁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여자가 진혁의 팔을 붙잡았다.

"소용없어요. 도망쳐도 계속 따라와요."

"그럼 어쩌라고요?"

"모르겠어요. 남편도 몰랐어요."

진혁은 헬멧을 집어 들었다. 손이 떨렸다.

'일단 침착하게...'

발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나무 사이로 가면이 보였다.

하나가 아니었다.

여럿이었다.

진혁은 악셀을 돌렸다.

"일단 떨어져야 돼.

# 컬트의 밤 - 미국 횡단 살인마 추격전

Part 3/3

"일단 떨어져야 돼."

진혁은 악셀을 최대로 돌렸다.

스쿠터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갔다.

비포장길이 끝나고 2차선 도로가 나왔다. 가로등도 없었다.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앞을 비췄다.

'어디로 가지.'

GPS를 켰다. 화면이 깜빡거렸다.

신호 없음.

"제발..."

다시 껐다 켰다. 여전히 먹통이었다.

뒤에서 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5킬로 앞에 주유소 있어요."

"어떻게 알아요?"

"아까 남편이랑 지나왔어요. 거기 사람들 있었어요."

진혁은 속도를 올렸다. 엔진이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이 있으면... 안전할까?'

아니, 안전할 리 없었다.

하지만 혼자보단 나았다.

숲이 끝나고 평지가 나타났다. 멀리 불빛이 보였다.

주유소였다.

낡은 건물이었다. 간판은 반쯤 꺼져 있었다. 하지만 창문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진혁은 브레이크를 밟았다. 자갈이 튀었다.

주유소 앞에 차가 한 대 서 있었다. 픽업트럭이었다. 녹슬었지만 엔진은 켜져 있었다.

"사람 있어요!"

여자가 소리쳤다.

진혁은 스쿠터를 세우고 뛰어내렸다.

편의점 문을 열었다.

딸랑.

종소리가 울렸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여기요!"

대답이 없었다.

진열대가 넘어져 있었다. 과자 봉지가 바닥에 흩어졌다.

카운터 뒤에서 소리가 났다.

쿵.

진혁은 진압봉을 움켜쥐었다.

"누구세요?"

카운터 뒤에서 남자가 일어났다.

60대쯤 됐다.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얼굴은 땀범벅이었다.

"당신들... 어디서 왔어요?"

"도와주세요. 우리 쫓기고 있어요."

남자가 창밖을 봤다. 얼굴이 창백해졌다.

"또... 왔어요?"

"뭐가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운터 아래에서 산탄총을 꺼냈다.

"나가요. 빨리."

"잠깐만요. 우리—"

"나가라고!"

남자가 총을 겨눴다. 손이 떨렸다.

"저들이 오면 다 죽어요. 나도, 당신들도."

진혁은 뒷걸음질 쳤다.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아니었다.

발소리였다.

여럿이었다.

창문 너머로 그림자가 지나갔다. 가면을 쓴 자들이었다.

하나, 둘, 셋...

열을 넘었다.

주유소를 둘러싸고 있었다.

"X..."

진혁은 말을 삼켰다.

여자가 진혁의 팔을 붙잡았다.

"뒷문 없어요?"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막혀 있어요. 5년 전부터."

진혁은 창밖을 봤다.

가면을 쓴 자들이 원을 그리며 서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마치 기다리는 것처럼.

"왜 안 들어와요?"

남자가 카운터에 기댔다.

"모르겠어요. 저들은... 규칙이 있어요."

"무슨 규칙?"

"표식 받은 자는 밤이 끝나기 전에 데려가요."

진혁은 자신의 손목을 봤다.

낙인이 더 진해져 있었다. 검붉던 색이 새까맣게 변했다.

아팠다.

화끈거리는 게 아니라 욱신거렸다. 심장 박동에 맞춰.

"어떻게 지워요?"

"못 지워요."

남자가 총을 내렸다.

"제 아들도 받았어요. 3년 전에."

"그래서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가가 붉어졌다.

여자가 떨리는 손으로 창문을 가리켰다.

"저기..."

가면을 쓴 자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손에 뭔가 들려 있었다.

랜턴이었다.

불을 켰다.

주황빛이 가면을 비췄다.

그 자가 랜턴을 땅에 내려놓았다.

다른 자들도 하나씩 랜턴을 꺼내 켰다.

원 전체가 빛으로 둘러싸였다.

"뭐 하는 거예요?"

남자가 중얼거렸다.

"의식이에요."

"무슨 의식?"

"데려가기 전에... 항상 해요."

가면을 쓴 자들이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낮은 소리였다. 리듬이 있었다.

점점 커졌다.

진혁의 손목이 뜨거워졌다.

낙인이 맥박치기 시작했다. 심장과 같은 속도로.

"아..."

여자도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낙인도 검게 변해 있었다.

"아파요..."

웅얼거림이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멈췄다.

고요했다.

너무 고요했다.

가면을 쓴 자들이 일제히 주유소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느렸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남자가 총을 들어 올렸다.

"물러서!"

방아쇠를 당겼다.

쾅!

총성이 울렸다.

가장 앞의 자가 쓰러졌다.

하지만 뒤의 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쓰러진 자를 밟고 넘어 계속 걸어왔다.

쾅! 쾅!

두 발 더 쐈다.

두 명이 더 쓰러졌다.

나머지는 계속 왔다.

"X발!"

남자가 재장전하려 했다. 손이 떨려서 탄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진혁은 창문을 봤다.

가면을 쓴 자들이 유리에 손을 댔다.

천천히 밀었다.

유리가 금 가기 시작했다.

쩍.

"뒤로!"

진혁은 여자와 남자를 끌고 카운터 뒤로 숨었다.

유리가 박살났다.

와장창!

총 6,768자 · 약 14분

- 1 화 끝 -

AI 생성 콘텐츠 · 작가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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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스릴러#액션#추격#컬트#생존
김민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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