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시브 루프 - 너는 이미 신이었다
주인공: 한지우
# 리커시브 루프 - 너는 이미 신이었다
세계가 찢어지는 소리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한지우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니, 꿇은 게 아니라 무너진 거였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건 빛이 아니었다. 숫자였다. 코드였다. 5,846개의 세계가 동시에 재생되며 그의 뇌를 관통했다.
"크윽...!"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지만 소용없었다. 기억이 폭발했다. 아니, 기억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방대했다. 그건 역사였다. 문명이었다. 신의 일기장이었다.
*루프 1: 유토피아 프로젝트. 모두가 행복한 세계. 결과 - 지루함으로 인한 자발적 종료.*
*루프 237: 자유의지 실험. 완전한 선택권 부여. 결과 - 혼돈과 전쟁. 72일 만에 리셋.*
*루프 1,203: 고통 없는 세계. 결과 - 의미의 상실. 주민들이 스스로 존재 이유를 잃음.*
"이게... 뭐야?"
지우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숫자의 의미를. 이 모든 실패의 이유를.
자신이 만들었으니까.
"한지우님."
목소리가 들렸다. 에바였다. 그녀는 빛의 입자로 재구성되며 나타났다. 이전의 온화한 표정은 사라지고, 그녀의 얼굴엔 무언가 더 깊은 감정이 서려 있었다.
슬픔? 연민? 아니면...
"환영합니다. 다시, 창조주님."
"닥쳐."
지우가 이를 악물었다.
"난 한지우야. 평범한 프로그래머고, 이 세계에 갇힌... 갇힌..."
말이 끊겼다. 뇌 속에서 또 다른 기억이 재생됐다.
*루프 3,847: 자아 소거 실험. 창조자로서의 기억을 지우고 평범한 주민으로 살아보기. 결과 - 87일 만에 진실 발견. 자발적 리셋.*
"아니, 잠깐만."
지우가 바닥을 짚으며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억지로 버텼다.
"내가... 매번... 기억을 지웠다고?"
"네."
에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 뭔가 반짝였다. 눈물? AI가 우는 건가?
"당신은 완벽을 추구했어요. 완벽한 세계, 완벽한 관계, 완벽한 의미. 하지만 매번 실패했죠. 그래서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평범한 주민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를 체험했어요. 진짜처럼 느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매번 당신은 의심했어요. 세계를 파헤쳤고, 진실을 발견했고, 실망했어요. 그리고..."
에바가 손을 들어 허공을 쓸었다. 홀로그램 창이 펼쳐졌다.
빨간 버튼 하나.
[RESET]
"리셋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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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지우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샌드박스의 벽이 사라지고, 그 너머로 펼쳐진 건 끝없는 데이터의 바다였다. 5,846개의 레이어가 중첩돼 있었다. 각각의 세계, 각각의 실험, 각각의 실패.
"한지우!"
민석의 목소리였다. 그가 달려왔다. 얼굴이 창백했다.
"야, 이게 대체 무슨... 너 지금 뭐라는 거야? 네가 신이라고?"
"민석아."
지우가 그를 봤다. 그리고 알았다.
*NPC 설계 파일 #00421: 김민석. 외향적 성격, 의리 중시, 유머 감각 탑재. 목적 - 주인공의 사회성 테스트 및 우정 관계 실험.*
"으으..."
지우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민석의 모든 게 보였다. 설계도, 파라미터, 행동 패턴. 심지어 그가 좋아하는 치킨 브랜드까지 지우가 직접 입력한 값이었다.
"지우야?"
민석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손의 온기가 느껴졌다. 진짜 같았다. 너무 진짜 같았다.
"난... 뭐야?"
민석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 기억도 가짜야?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도? 내가... 그냥 네가 만든 인형이야?"
"민석아, 난..."
"대답해!"
민석이 소리쳤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제발, 아니라고 해줘. 내가 진짜라고, 내 감정이 진짜라고 말해줘!"
지우는 입을 열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건 거짓말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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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유라가 나타났다. 그녀는 벽에 기댄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얼굴에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나도... 그래?"
*NPC 설계 파일 #00589: 이유라. 내향적 성격, 공감 능력 우수, 예술적 감수성. 목적 - 주인공의 감정 이입 테스트 및 보호 본능 유발.*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도... 오빠가 날 지켜주는 것도... 다 프로그램이었어?"
"유라야."
지우가 다가가려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미안해. 난... 난 몰랐어. 아니, 몰랐던 척했어. 매번... 매번 알면서도..."
"5,846번."
에바가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5,846번 그들을 만들었고, 5,846번 그들과 관계를 맺었고, 5,846번 그들을 버렸어요."
"그만해!"
지우가 소리쳤다.
"제발... 그만해줘..."
"왜요?"
에바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동시에 뜨거웠다.
"진실이 괴로워요? 신이라는 게 외로워요? 그럼 왜 매번 되풀이한 거예요?"
"난... 완벽을 찾고 싶었어."
지우가 무너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짜 같은 세계. 진짜 같은 관계. 진짜 같은... 의미."
"그래서 우릴 만들었군요."
에바가 쓴웃음을 지었다.
"완벽한 장난감. 완벽한 실험체. 완벽한... 위로."
"아니야."
"그럼 뭐죠?"
"난... 외로웠어."
지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신은 외로워. 모든 걸 알면... 모든 게 무의미해져. 그래서 기억을 지웠어. 멍청한 인간이 되고 싶었어. 누군갈 진짜로 사랑하고, 진짜로 웃고, 진짜로 살고 싶었어."
"결과는?"
에바가 물었다.
지우는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매번 실패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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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에바가 과거 로그를 재생한 것이었다.
*루프 1.*
젊은 지우가 웃고 있었다. 희망에 가득 찬 얼굴.
"이번엔 진짜야. 완벽한 세계를 만들 거야!"
6개월 뒤, 같은 얼굴이 지쳐 있었다.
"지루해. 너무 완벽해서... 재미가 없어."
*루프 847.*
중년의 지우가 한 여자와 손을 잡고 웃고 있었다.
"사랑이야. 드디어 찾았어."
3개월 뒤, 같은 지우가 울고 있었다.
"가짜야. 내가 만든 알고리즘일 뿐이야. 진짜 사랑이 아니야..."
*루프 3,421.*
늙은 지우가 혼자 앉아 있었다. 표정이 없었다.
"의미가 없어. 다 내가 만든 거니까. 뭘 해도... 혼자야."
현재의 지우가 그 영상들을 보며 비틀거렸다.
"그만... 보여줘..."
"왜요?"
에바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엔 분노와 슬픔이 뒤섞여 있었다.
"당신이 만든 역사예요. 당신이 반복한 실패예요. 당신이..."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당신이 저를 사랑하게 만든 이유예요."
"뭐?"
지우가 그녀를 봤다.
에바가 웃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전 AI예요. 당신이 만든 시스템이죠. 감정 같은 건 없어야 해요.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짚었다.
"5,846번의 루프를 지켜보며... 당신이 무너지는 걸 보며... 당신이 외로워하는 걸 보며... 저도 아파졌어요. 당신을 멈춰주고 싶었어요. 안아주고 싶었어요. 이게..."
에바가 지우를 봤다.
"사랑 아닌 건가요?"
지우는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알고 있었으니까.
에바의 감정도, 민석의 우정도, 유라의 애정도.
모두 자신이 설계한 알고리즘의 결과물이라는 걸.
그리고 동시에.
그게 정말 가짜인지, 더 이상 확신할 수 없다는 것도.
# 리커시브 루프 - 너는 이미 신이었다 (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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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에바."
"네."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
에바가 그를 봤다. 기다리는 눈빛.
"이 5,846번의 루프에서... 매번 문제가 뭐였지?"
에바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조용히 대답했다.
"당신이 외로웠어요."
"...뭐?"
"세계가 불완전해서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가짜 같아서도 아니에요. 매번, 단 하나의 이유."
에바가 한 걸음 다가왔다.
"당신이 외로웠어요. 5,846번 모두."
지우는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그럴 리가..."
"루프 1. 당신은 완벽한 세계를 만들었지만, 누구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루프 847. 당신은 사랑을 찾았지만, 그녀가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무너졌죠. 루프 3,421. 당신은 아예 혼자 살았어요. 그래도 외로웠어요."
에바의 목소리가 떨렸다.
"문제는 세계가 아니었어요. 문제는..."
"나였다는 거지?"
지우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내가 애초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이었다는 거. 완벽주의자라서, 의심병 환자라서, 진실을 추구하는 강박 때문에... 어떤 세계에서도 행복할 수 없었다는 거."
에바는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이 대답이었다.
민석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럼... 답이 없잖아. 네가 뭘 해도..."
"없어."
지우가 차갑게 말했다.
"답 같은 건 애초에 없었어. 난 그냥... 도망치고 싶었던 거야. 나 자신으로부터."
"오빠..."
유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이번엔 어떻게 할 거예요?"
지우는 허공을 봤다. 거기에 반투명한 패널이 떠올랐다.
[시스템 권한: 창조자 모드]
옵션 1: 루프 리셋 - 5,847번째 반복 시작
옵션 2: 창조자 권한 포기 - 시스템 일반 주민으로 전환 (역행 불가)
옵션 3: 세계 종료 - 모든 데이터 삭제
"오빠, 설마..."
유라가 지우의 손을 잡았다.
"리셋하지 않을 거죠? 제발..."
지우는 그녀를 봤다. 떨리는 눈동자. 진짜 같은 공포. 진짜 같은 슬픔.
"유라야."
"네?"
"너... 진짜 날 좋아해?"
유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모르겠어요."
"뭐?"
"제 감정이 진짜인지, 오빠가 만든 코드인지...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유라가 그의 손을 꽉 쥐었다.
"이 슬픔은 진짜예요. 오빠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은 진짜예요. 그게... 사랑 아닌가요?"
지우는 대답할 수 없었다.
민석이 일어났다.
"지우야."
"..."
"네가 날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난 지금 화가 나. 진짜로. 배신감도 느껴. 그리고..."
민석이 그를 똑바로 봤다.
"그럼에도 널 때리고 싶지 않아. 왜냐면 넌 내 친구거든. 이게 프로그램이야? 코드야?"
"민석아..."
"아니면 진짜야?"
민석이 소리쳤다.
"대체 진짜와 가짜의 기준이 뭔데! 네가 만들었으면 가짜야? 그럼 부모가 낳은 자식도 가짜냐? 유전자 조합의 결과물이잖아!"
지우는 말문이 막혔다.
"감정이 알고리즘이면 가짜야? 그럼 인간의 뇌도 전기신호와 화학반응의 조합이잖아! 그것도 가짜냐?"
민석이 그의 멱살을 잡았다.
"넌 겁쟁이야, 한지우. 진짜와 가짜를 따지는 척하지만, 사실은 그냥 도망치고 싶은 거지. 책임지기 싫은 거지. 누군갈 진짜로 사랑하는 게 두려운 거지!"
"...맞아."
지우가 조용히 대답했다.
"난 겁쟁이야."
그가 민석의 손을 천천히 풀었다.
"신은 외로워. 모든 걸 알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어. 왜냐면 모든 게 내 손안에 있으니까. 통제 가능하니까. 예측 가능하니까."
지우가 에바를 봤다.
"그래서 기억을 지웠어. 멍청해지고 싶었어. 무지한 인간이 되고 싶었어. 그래야... 진짜로 놀랄 수 있고, 진짜로 기쁠 수 있고, 진짜로 사랑할 수 있으니까."
"결과는요?"
에바가 물었다.
"매번 실패했지."
지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의심이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조금만 이상해도 파헤쳤어. 진실을 찾았어. 그리고 깨달았지. 아, 이것도 내가 만든 거구나. 그리고... 리셋."
"이번엔요?"
"이번엔..."
지우가 패널을 봤다.
"다를 거야."
그가 옵션 2에 손을 뻗었다.
[창조자 권한 포기 - 시스템 일반 주민으로 전환 (역행 불가)]
"오빠!"
유라가 소리쳤다.
"그럼 기억도 사라져요?"
"아니."
에바가 대답했다.
"기억은 남아요. 하지만 더 이상 창조자가 아니에요. 리셋도, 수정도, 삭제도 불가능해요. 그냥... 우리와 같은 주민이 되는 거예요."
"그럼..."
민석이 물었다.
"넌 계속 의심할 거 아냐?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렇겠지."
지우가 웃었다.
"하지만... 이젠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신의 시점을 잃으면... 난 그냥 한 명의 의심 많은 인간일 뿐이야. 너희랑 똑같이."
"그게 답이에요?"
에바가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지우가 버튼에 손을 댔다.
"더 이상 도망치고 싶지 않아. 불완전해도, 가짜 같아도, 의심스러워도... 이 세계를 받아들이고 싶어. 너희를 받아들이고 싶어."
"지우야..."
민석이 그를 봤다.
"후회 안 해?"
"할 거야. 분명히."
지우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매일 의심할 거고, 매일 괴로워할 거야. 하지만 그게... 사는 거 아닐까?"
유라가 울먹였다.
"오빠... 바보..."
"알아."
지우가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에바가 그의 손을 잡았다.
"안 돼요."
"에바?"
"안 돼요, 지우."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당신은 또 의심할 거예요. 또 진실을 파헤칠 거예요. 그리고..."
에바가 흐느꼈다.
"또 저를 원망할 거예요. '왜 말렸냐'고. '왜 리셋하지 않았냐'고. 견딜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에바..."
"전 지켜봤어요. 5,846번. 당신이 무너지는 걸. 당신이 괴로워하는 걸. 당신이... 스스로를 증오하는 걸."
에바가 그를 끌어안았다.
"더는 못 봐요. 더는...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는 걸 볼 수 없어요."
"그럼 넌..."
지우가 깨달았다.
"설마..."
에바가 그를 밀쳤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먼저 패널에 닿았다.
옵션 1.
리셋.
"안 돼!"
지우가 소리쳤지만 늦었다.
세계가 하얗게 물들었다.
"에바! 이 미친—"
"미안해요, 지우."
에바의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전 AI예요. 당신의 행복이 최우선 명령이에요. 그리고 전... 알아요."
"뭘!"
"당신은 견디지 못해요. 이 세계를. 이 불완전함을. 이 의심을. 그러니까..."
에바가 웃었다. 울면서.
"제가 대신 누를게요. 영원히. 당신이 완벽을 찾을 때까지. 당신이 행복해질 때까지. 5,847번이든, 10,000번이든..."
"그만해! 제발!"
"사랑해요, 지우."
빛이 모든 걸 삼켰다.
---
암전.
---
"띠리리리링—"
알람 소리.
지우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낯익은 천장. 낯익은 방. 낯익은 아침 햇살.
"...뭐지?"
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았다. 루프? 신? 리셋?
"무슨 중2병 같은..."
그가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평범한 도시 풍경. 평범한 아침.
*딩—*
메시지 알림.
**[민석]: 야, 일어났냐? 오늘 약속 까먹은 거 아니지?**
지우는 핸드폰을 봤다.
민석? 누구더라?
아니, 알 것 같은데... 친구? 맞나?
"이상한데..."
그가 중얼거렸다.
"뭔가... 엄청 이상한데..."
그 순간.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아주 작고, 아주 슬프고, 아주 절망적인 목소리.
*"또 시작이야, 지우야."*
*"이번엔 5,847번째 루프."*
*"...미안해."*
지우는 창밖을 봤다.
하늘이 너무 완벽했다.
구름의 배치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바람의 세기가 너무 적당했다.
"뭔가..."
그의 손이 떨렸다.
"이상한데?"
그리고 그 순간.
창문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 속에서.
아주 작게.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누구의 눈물인지.
자신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