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약 14분 · 총 7,084자

최후의 병기: 마왕도 두려워한 인간

주인공: 강철민

지하 공방 천장에서 흙먼지가 후두둑 떨어졌다.

철민은 화승총 개머리판을 어깨에 밀착한 채 숨을 멈췄다.

'3, 2, 1.'

방아쇠를 당겼다.

콰앙!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오며 귓속이 찢어질 듯 울렸다. 50미터 앞 허수아비의 가슴팍에 박힌 납탄이 짚더미를 뚫고 뒤쪽 나무 판자에 박혔다.

철민은 총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관통력 부족. 쓸모없네."

허수아비는 멀쩡했다. 아니, 구멍이 났으니 멀쩡하진 않지만 오크의 두툼한 근육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화약량을 늘려야 할까.

아니면 탄환을 납 대신 철심으로.

'둘 다 하면 총열이 터지겠지.'

철민은 화승총을 작업대에 내려놓고 가죽 장갑을 벗었다. 손가락 끝이 화약 가루로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5년.

이 좁디좁은 지하 공방에서 혼자 총을 만든 시간.

유황 구하려 광산까지 기어들어 갔고, 초석은 변소 밑 흙을 긁어모아 정제했다.

"미친놈 취급받으면서까지."

중얼거리던 철민의 귀가 쫑긋했다.

지상에서 비명이 들렸다.

여자 목소리. 아이 울음소리. 그리고 무거운 발소리 여러 개.

'...오크냐.'

철민은 작업대 위 화승총 3정을 번갈아 봤다.

1호기는 방금 쐈으니 재장전 필요. 2호기는 장전 완료. 3호기는 격발 장치가 고장 나서 쓸모없음.

"쓸모없는 놈."

3호기를 걷어차며 철민은 계단을 올라갔다.

---

농가 마당에 난민 가족이 쓰러져 있었다.

남자는 이미 등에 도끼를 맞았는지 피를 철철 흘리며 꿈틀거렸고, 여자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뒷걸음질 쳤다.

오크 5마리가 느릿느릿 다가왔다.

"끄으으... 인간... 냄새..."

선두 오크가 코를 벌름거렸다. 2미터가 넘는 덩치에 돼지 가죽 갑옷을 걸친 놈이었다.

철민은 문틈에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내 일 아니야.'

개입할 이유가 없었다.

난민 구해봤자 돌아오는 건 '고맙습니다' 따위 쓸모없는 말뿐.

그냥 문 닫고 지하로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근데.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철민의 숨이 멎었다.

'...서연이?'

아니, 아니지.

서연이는 3년 전 마왕군한테 죽었어.

머리통이 으스러진 채 불타는 마을 한복판에 널브러져 있었지.

그런데 저 아이 눈빛이.

"...젠장."

철민은 이를 악물고 2호기를 들었다.

---

철민이 마당으로 나서자 오크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크르르?"

"인간... 하나 더..."

철민은 대답 대신 화승총을 들어 올렸다.

50미터.

바람 약함.

습도 보통.

'머리. 노린다.'

심호흡.

방아쇠.

쾅!

폭음과 함께 선두 오크의 머리가 터졌다.

뇌수가 사방에 튀고 두개골 파편이 뒤쪽 오크 얼굴에 박혔다.

오크의 몸이 그대로 뒤로 꺾이며 쓰러졌다.

"...크윽?"

"끄아아악!"

나머지 오크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마법도 아니고.

화살도 아니고.

그냥 막대기를 들었을 뿐인데 동료의 머리가 터졌다.

철민은 총을 내리며 재장전에 들어갔다.

'30초. 움직이지 마라.'

화약 주머니를 꺼내 총열에 붓고, 탄환을 밀어 넣고, 격철에 심지를 끼웠다.

오크들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대장... 죽었다..."

"뭐야... 저거..."

철민은 속으로 카운트를 셌다.

'28초. 25초.'

오크 하나가 도끼를 들어 올렸다.

"마법사다! 죽여!"

"으라차!"

4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철민은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15초. 10초.'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땅이 쿵쿵 울렸다.

30미터.

20미터.

'5초. 3초.'

격철을 당겼다.

심지에 불이 붙었다.

조준.

쾅!

두 번째 오크의 목이 터지며 피가 분수처럼 솟았다.

놈은 목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무릎을 꿇었다.

"끄으윽... 끄윽..."

철민은 총을 버리고 허리춤에서 3호기를 뽑았다.

격발 장치 고장?

상관없어.

철민은 심지에 직접 부싯돌을 쳤다.

치지직!

불꽃이 튀었다.

오크 하나가 10미터 앞까지 왔다.

도끼가 머리 위로 치켜올려졌다.

철민은 총구를 놈의 얼굴에 들이댔다.

쾅!

영거리 사격.

오크의 얼굴이 뒤쪽으로 함몰되며 뒷머리가 터졌다.

철민의 얼굴에 피가 튀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남은 오크 2마리.

거리 5미터.

재장전 불가.

철민은 총을 던지고 허리춤에서 도자기 항아리를 꺼냈다.

수류탄.

흑색화약 100그램. 철 파편 50개. 도화선 3초.

"크크큭..."

철민이 웃었다.

오크들이 주춤했다.

"왜 웃어... 인간..."

"무서워... 저놈..."

철민은 부싯돌로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던졌다.

쾅!

폭발.

# Part 2: 전개

폭발음이 가시기도 전에 철민은 땅바닥에 엎드렸다.

파편이 머리 위를 휙휙 지나갔다.

귀가 먹먹했다. 연기가 시야를 가렸다.

'효과 확인.'

철민은 고개를 들었다.

오크 한 놈은 목에 철 파편이 박힌 채 비틀거렸다. 피가 콸콸 쏟아졌다.

"끄윽... 끄윽..."

나머지 한 놈은 멀쩡했다. 아니, 왼팔이 찢겼지만 도끼는 여전히 쥐고 있었다.

철민은 허리춤을 더듬었다.

'수류탄 1개 남음. 1호기 미장전. 2호기 소진. 3호기 고장.'

오크가 도끼를 들어 올렸다.

거리 3미터.

철민은 일어서서 마지막 수류탄을 꺼냈다.

부싯돌을 쳤다.

치지직.

불꽃이 튀었지만 도화선에 붙지 않았다.

'...습기.'

오크가 덤벼들었다.

철민은 수류탄을 그대로 놈의 얼굴에 던졌다.

도자기 항아리가 이마에 박살 나며 화약 가루가 얼굴에 뿌려졌다.

"끄아아!"

오크가 눈을 부비며 비명을 질렀다.

철민은 땅에 떨어진 1호기를 집어 들고 개머리판으로 놈의 무릎을 내리쳤다.

쿠득.

무릎이 꺾이며 오크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철민은 총구를 뒤통수에 들이댔다.

"쓸모없는 놈."

방아쇠를 당겼지만 격철이 떨어지지 않았다.

'미장전이었지.'

철민은 총을 버리고 놈의 도끼를 빼앗아 목에 꽂았다.

푹.

피가 튀었다.

오크의 몸이 축 늘어졌다.

---

철민은 도끼를 뽑아내며 주변을 둘러봤다.

오크 5구. 전부 사망.

난민 가족은 마당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여자가 아이를 꼭 껴안은 채 철민을 올려다봤다.

"저, 저희를..."

"닥쳐."

철민은 오크 시체 쪽으로 걸어갔다.

가슴팍을 뒤졌다. 짐승 가죽 주머니가 나왔다.

안에는 육포 몇 조각과 은화 3닢.

'쓸모없네.'

다음 시체.

허리춤에 묶인 천 조각을 풀었다.

검붉은 문양이 찍혀 있었다.

철민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마왕군 정찰대 표식.'

이건 단순 약탈대가 아니었다.

조직적인 임무 수행 중이었다는 뜻.

철민은 선두 오크의 시체로 갔다. 머리가 터진 놈.

목에 걸린 가죽 끈을 잡아당겼다.

주먹만 한 수정구가 딸려 나왔다.

표면에 금이 가 있었다. 폭발 때 깨진 모양이었다.

'보고용 마법석.'

철민은 수정구를 햇빛에 비춰봤다.

안쪽에 희미한 빛이 깜빡였다.

'...이미 송신했나.'

아니면 아직 연결 중인가.

철민은 수정구를 땅에 내던졌다.

파드득.

완전히 박살 냈다.

"늦었겠지."

중얼거리며 철민은 오크 시체의 배를 갈랐다.

칼끝이 두툼한 근육을 뚫고 들어갔다. 내장이 쏟아졌다.

냄새가 지독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근섬유 밀도 확인. 뼈 두께 측정.'

갈비뼈를 손으로 눌러봤다.

뚝.

부러졌다.

'총알 관통 가능. 단, 50미터 이내.'

철민은 머리통을 쪼갰다.

두개골 두께를 재봤다.

'12밀리. 납탄으로 충분.'

뒤에서 여자가 헛구역질 소리를 냈다.

"으윽..."

철민은 돌아보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 안 죽여."

"...예?"

"지금 당장은."

여자가 숨을 삼켰다.

철민은 오크의 눈알을 꺼냈다.

동공이 세로로 찢어진 형태였다.

'야간 시력 우수. 매복 불가.'

정보는 많을수록 좋았다.

다음 전투에서 쓸모 있을 테니까.

---

해부가 끝났을 때 철민의 손은 피로 범벅이었다.

그는 오크의 옷으로 손을 닦고 일어섰다.

난민 가족 쪽으로 걸어갔다.

남자는 이미 죽어 있었다. 등에 박힌 도끼를 못 견딘 모양이었다.

여자는 시체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여보... 여보..."

철민은 그 옆을 지나쳐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아이가 눈물 범벅 얼굴로 올려다봤다.

"...무서워요."

"그래."

철민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연이 아니야.'

눈빛이 비슷했을 뿐.

다른 애야.

철민은 손을 거두고 일어섰다.

"북쪽으로 가. 왕국군 검문소가 있어."

"저, 저희를 안 죽이시는 건가요?"

"쓸모없으니까."

철민은 돌아서서 지하 입구로 향했다.

여자가 뒤에서 외쳤다.

"감사합니다! 은인이십니다!"

철민은 대꾸하지 않았다.

'은인. 쓸모없는 소리.'

---

지하 공방.

철민은 작업대에 오크의 두개골 조각을 올려놓고 자를 댔다.

12.3밀리.

노트에 기록했다.

옆에는 근섬유 샘플과 갈비뼈 파편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데이터 축적. 다음 표적은 트롤.'

트롤의 재생력을 뚫으려면 화약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할 것이다.

아니면 철심 탄환.

철민은 벽에 걸린 설계도를 올려다봤다.

박격포 도면.

곡사포 원리를 적용한 간이 버전이었다.

사정거리 500미터. 살상 반경 20미터.

문제는 격발 장치였다.

# Part 3: 위기-클리프행어

철민은 박격포 도면을 접어 서랍에 넣었다.

'지금은 아니야.'

당장 필요한 건 재장전 시간 단축.

30초를 15초로 줄이지 못하면 다음 전투에서 죽는다.

철민은 화승총 3정을 작업대에 나란히 놓았다.

1호기. 격철 정상. 총열 청소 필요.

2호기. 탄창 비움. 심지 교체 필요.

3호기. 격발 장치 고장.

'3호기부터.'

철민은 격철을 분해했다.

스프링이 늘어나 있었다. 탄성을 잃은 상태.

'교체 불가. 대안 필요.'

철민은 오크에게서 뺏은 마법석 파편을 집어 들었다.

깨진 수정 조각이었지만 미약한 마력이 남아 있었다.

'격발 장치 대신 기폭제로.'

화약에 마력을 주입하면 연소 속도가 빨라진다.

문제는 제어.

폭발력이 너무 세면 총열이 터진다.

철민은 파편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었다.

사각사각.

연마석에 수정이 갈리며 은빛 가루가 떨어졌다.

나비가 작업대 아래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냐옹."

"가만히 있어."

철민은 가루를 종이에 모아 화약과 섞었다.

비율 10:1.

너무 많으면 폭발. 너무 적으면 무의미.

'실험.'

철민은 혼합 화약을 작은 접시에 담고 부싯돌을 쳤다.

치지직.

불꽃이 튀었다.

쾅!

폭발음과 함께 접시가 산산조각 났다.

철민의 얼굴에 그을음이 묻었지만 눈빛은 빛났다.

"...된다."

비율을 5:1로 낮추면 쓸 만할 것이다.

철민은 노트에 기록했다.

**마법석 가루 + 화약 = 연소 속도 3배. 폭발력 증가. 비율 조정 필요.**

그때였다.

쿵.

천장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철민은 고개를 들었다.

'...발소리?'

한 명이 아니었다.

여럿.

아주 많이.

철민은 총을 집어 들고 계단으로 향했다.

나비가 따라오려 했지만 손으로 막았다.

"여기 있어."

"냐?"

"시끄러워."

철민은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지상 문틈으로 바깥을 엿봤다.

숨이 멎었다.

'...50명?'

아니, 그 이상.

오크 전사들이 공방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었다.

갑옷 차림. 무장 완비.

정찰대가 아니었다.

정규군.

철민은 이를 악물었다.

'보고가 올라갔구나.'

마법석이 박살 나기 전에 송신했을 것이다.

'천둥 없는 번개.' '인간 하나.' '정찰대 전멸.'

그 정도 정보면 사천왕급이 움직인다.

철민은 허리춤을 더듬었다.

수류탄 11개. 화승총 3정. 탄환 40발.

'...모자라.'

50명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도망?

불가능.

포위망이 완성됐다.

'그럼 농성.'

지하 공방은 좁다. 적이 한 번에 몇 명씩밖에 못 들어온다.

병목 지점에서 수류탄을 터뜨리면—

"멈춰라."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울렸다.

철민은 문틈을 통해 목소리 주인을 확인했다.

3미터는 족히 넘는 거구.

온몸이 검은 판금 갑옷으로 덮여 있었다. 투구 아래로 붉은 눈이 빛났다.

오른손엔 참수용 대검.

왼손엔 쇠사슬에 묶인 해골 목걸이.

'...사천왕.'

철민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저건 오크 따위와 차원이 다르다.

"인간."

사천왕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땅을 울렸다.

"네가 내 정찰대를 죽였느냐."

철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천왕이 고개를 기울였다.

"대답 없음은 긍정으로 간주한다."

검을 들어 올렸다.

**"병기를 내놓아라. 그럼 고통 없이 죽여주마."**

철민은 코웃음 쳤다.

"쓸모없는 소리."

"...뭐?"

"병기는 내 거야. 네가 쓸 물건이 아니라고."

사천왕의 눈이 가늘어졌다.

"...오만하구나."

검을 내렸다.

**"좋다. 직접 빼앗겠다."**

손을 들어 올렸다.

오크 전사 10명이 일제히 앞으로 나섰다.

**"저 문을 부숴라. 산 채로 끌어내라."**

"크아아!"

오크들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철민은 문에서 물러나 계단 중간까지 내려갔다.

'10명. 좁은 공간. 수류탄 2개면 충분.'

주머니에서 도자기 항아리 두 개를 꺼냈다.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치지직.

쾅!

문이 박살 났다.

오크들이 우르르 밀려 들어왔다.

계단이 좁아서 한 번에 셋씩밖에 못 내려왔다.

철민은 수류탄을 던졌다.

"크윽?"

**쾅! 쾅!**

연달아 폭발.

계단이 피로 물들었다. 비명이 울렸다.

"끄아아!"

"다리가... 다리가!"

철민은 화승총을 들어 올렸다.

연기 속에서 비틀거리는 오크를 조준했다.

쾅!

머리가 터졌다.

재장전.

쾅!

또 한 놈.

쾅!

세 번째.

계단에 시체가 쌓였다.

철민은 총을 버리고 다음 총을 집어 들었다.

'7명 사살. 3명 남음.'

그때였다.

쿠르릉.

천장이 흔들렸다.

철민은 고개를 들었다.

'...뭐야?'

콰직!

천장이 무너졌다.

거대한 쇠망치가 지붕을 뚫고 떨어졌다.

철민은 옆으로 굴렀다.

망치가 바닥에 박히며 돌바닥이 갈라졌다.

총 7,084자 · 약 14분

- 1 화 끝 -

AI 생성 콘텐츠 · 작가 우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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