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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거자의 영역 3화: 추락자들의 안식처

약 16분

소거자의 영역 3화: 추락자들의 안식처

주인공: 아셀

# 소거자의 영역 3화: 추락자들의 안식처


던전의 복도는 어제와 달랐다.


아셀은 멈춰 섰다. 어제까지 분명 이곳은 직선이었다. 지금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깊숙이 이어졌고, 벽면에는 낯선 문들이 생겨나 있었다. 은빛 테두리를 두른 문들. 손잡이가 없었다.


"...변했군."


그는 가장 가까운 문 앞에 섰다. 표면에 희미한 문양이 떠올랐다. 날개. 부러진 날개.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던전이 자라고 있어요."


세라핌이었다. 붉은 머리를 대충 묶은 채, 팔짱을 낀 자세로 다가왔다. 그녀의 시선이 문들을 훑었다.


"어젯밤부터예요. 복도가 늘어나고, 방들이 생겨났어요. 엘리스가 먼저 발견했죠."


"그렇군."


"들어가 보셨어요?"


"아니."


세라핌이 문에 손을 뻗었다. 손가락 끝이 표면에 닿는 순간, 문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녀가 재빨리 손을 거뒀다.


"...제 기억이 보였어요. 아주 짧게."


아셀이 그녀를 봤다.


"어떤."


"전쟁터요. 제가 명령을 내리던 순간. 수천 명이 죽어가던 날의."


세라핌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다. 아셀과 비슷한 건조함. 하지만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들어가지 마라."


"왜요?"


"필요 없다."


"당신이 판단할 일이 아니에요."


세라핌이 고개를 돌렸다. 붉은 눈동자가 아셀을 똑바로 응시했다.


"이 던전은 당신 거예요. 당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공간. 그렇다면 이 문들도 당신이 만든 거겠죠."


"...의도하지 않았다."


"그게 더 문제예요. 무의식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뜻이니까."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세라핌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던전은 그의 감정 상태에 반응했다. 어제 밤, 그는 꿈을 꿨다. 아니, 꿈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무언가를. 작은 손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들.


"아버지."


그 단어가 귓가에 맴돌았다.


"일단 다들 모이는 게 좋겠어요."


세라핌이 돌아섰다. 아셀이 그녀를 따랐다.


***


중앙 홀에는 이미 세 명이 모여 있었다.


엘리스가 긴 테이블에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은발이 촛불 아래에서 부드럽게 빛났다. 그녀는 아셀을 보자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주무시는 동안 던전이 많이 변했어요. 확인하셨죠?"


"봤다."


"저도 제 문을 찾았어요."


엘리스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녀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


"...들어가진 않았어요. 아직은."


테이블 한쪽에서 네린이 책을 펼쳐 놓고 있었다. 치유의 천사는 여전히 창백했고, 움직임마다 조심스러웠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기억의 방이에요. 제가 천계 도서관에서 읽은 적 있어요. 강력한 정신체가 만든 공간에서 가끔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해라."


아셀이 의자를 당겨 앉으며 말했다. 네린이 책장을 넘겼다.


"공간 자체가 거주자의 기억과 감정을 흡수해요. 특히 억압된 기억, 묻어둔 트라우마에 반응하죠. 그게 물리적 형태로 구현되는 거예요. 방의 형태로."


"위험한가."


"...그건 모르겠어요. 기록에는 들어간 사람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만 나와 있어요."


칼날이 테이블을 툭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구석에 서 있던 레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우리 과거가 전부 방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잖아. 재미있네."


그의 목소리는 가벼웠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검은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들어가 볼 생각이야?"


세라핌이 물었다. 레오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과거 따위 한 번으로 충분해."


"동의해요."


엘리스가 조용히 말했다.


침묵이 흘렀다. 아셀은 모두의 얼굴을 차례로 봤다. 전부 같은 표정이었다. 회피. 두려움. 거부.


"강제하지 않는다."


그가 말했다.


"각자 판단해라."


"당신은요?"


네린이 물었다. 아셀이 그녀를 봤다.


"나도 마찬가지다."


"...당신 방도 있을 거예요. 던전 주인이니까."


"알고 있다."


"들어가실 거예요?"


"필요 없다."


네린의 푸른 눈동자가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치유의 천사는 약해 보였지만, 그 시선만큼은 날카로웠다.


"과거를 피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나는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없다."


"거짓말."


엘리스가 끼어들었다. 은발의 천사가 찻잔을 들어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우릴 받아들였어요. 던전을 열었고, 안식처를 만들었죠. 그건 변화예요. 앞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의도하지 않았다."


"그래도 했잖아요."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스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변하고 있었다. 던전이 증명했다. 문들이 생겨났다는 건, 그의 무의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일단 관찰한다."


그가 결론 내렸다.


"더 변화가 있으면 보고해라."


"혼자서는 안 돼요."


엘리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뭐?"


"당신 방을 확인하러 가실 거라면, 혼자 가시면 안 돼요."


"이유가."


"당신은 던전의 핵이에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모두 위험해져요."


세라핌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에요. 최소한 한 명은 동행해야 해요."


레오가 피식 웃었다.


"걱정되나 보네. 냉혈한 소거자님이."


"냉혈하지 않아요."


엘리스가 조용히 말했다.


"그냥... 서툴 뿐이에요."


아셀이 그녀를 봤다. 엘리스는 미소 짓지 않았다. 다만 차분하게,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생각해 보겠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대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복도로 나서는 순간, 던전이 흔들렸다.


미세한 진동. 벽면의 촛불들이 일제히 깜빡였다. 아셀이 멈춰 섰다. 뒤에서 다른 이들도 뛰쳐나왔다.


"뭐야?"


레오가 칼을 뽑았다. 세라핌이 주변을 살폈다.


"던전이 반응하고 있어요. 뭔가에."


진동이 멈췄다. 그리고 복도 끝, 어둠 속에서 새로운 문이 나타났다.


다른 문들과 달랐다. 거대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표면은 검은색이었고, 테두리에는 복잡한 문양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저건."


네린이 숨을 죽였다.


"주인의 방이에요."


아셀은 그 문을 봤다. 문양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 중심에, 희미하게 글자가 떠올랐다.


'창조자의 무덤.'


"들어가실 거예요?"


엘리스가 물었다.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한 걸음, 문을 향해 내디뎠다.


"혼자서는 안 된다고 했잖아요."


엘리스가 그의 팔을 잡았다. 가벼운 힘이었지만, 확고했다.


"...필요 없다."


"당신이 판단할 일이 아니에요."


세라핌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목소리였다. 아셀이 엘리스를 봤다. 은발의 천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같이 가요. 제가."


"거부한다."


"왜요?"


"위험하다."


"당신도 위험해요."


"나는 상관없다."


"우린 상관있어요."


엘리스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녀가 아셀의 팔을 놓지 않았다.


"당신은 우리에게 안식처를 줬어요. 이젠 우리 차례예요. 당신을 혼자 두지 않을 거예요."


아셀은 그녀를 봤다. 그리고 뒤에 서 있는 다른 이들을. 세라핌, 네린, 레오. 모두 같은 표정이었다.


연대.


처음 보는 감정이었다.


"...알았다."


그가 짧게 말했다. 엘리스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그럼 준비하고 가요. 지금 당장은 아니에요."


아셀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향한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문은 계속 그곳에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안에 묻혀 있는 것들과 함께.


# 소거자의 영역 3화: 추락자들의 안식처 (후반부)


---


준비는 하루가 걸렸다.


엘리스가 주도했다. 그녀는 각자의 상태를 점검했고, 필요한 물품을 챙겼다. 치유 물약, 정화의 촛불, 그리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귀환석' 다섯 개.


"기억의 방은 정신을 잠식해요."


네린이 설명했다.


"너무 깊이 빠지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귀환석을 쥐고 있으면 던전이 당신을 끌어낼 거예요."


아셀은 작은 푸른 돌을 받아 들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 따뜻했다.


"던전이 만든 건가."


"네. 어젯밤에 제 방 앞에 놓여 있었어요. 다섯 개 정확히."


"던전이 우릴 보호하려는 거예요."


엘리스가 말했다.


"아니면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만든 거거나."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돌을 주머니에 넣었다.


"출발한다."


문 앞에 다섯 명이 섰다. 레오가 칼을 확인했고, 세라핌이 방패를 들어 올렸다. 네린은 치유 준비 자세를, 엘리스는 아셀 바로 옆에 섰다.


"들어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


엘리스가 말했다.


"서로를 놓치지 마세요. 환영에 속지 말고."


"네가 제일 조심해."


레오가 비웃었다.


"환영 전문가잖아."


엘리스는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문을 봤다. '창조자의 무덤'이라는 글자가 여전히 떠 있었다.


아셀이 손을 뻗었다. 문고리를 잡는 순간, 던전 전체가 숨을 멈춘 것 같았다.


소리가 사라졌다.


그가 문을 밀었다.


---


어둠이 아니었다.


빛도 아니었다.


회색. 끝없는 회색 공간. 바닥도, 천장도, 벽도 없었다. 다만 안개처럼 흐릿한 회색만이 사방을 채우고 있었다.


"...여긴."


세라핌이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것도 없어요."


"아니."


아셀이 말했다. 그가 앞을 가리켰다.


회색 속에서 형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희미하게, 천천히. 사람들. 아니, 사람이 아니었다.


날개가 있었다. 천사들. 수십, 수백 명의 천사들이 회색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이건..."


네린의 목소리가 떨렸다.


"심판의 광장이에요."


천계 최고 법정. 죄를 지은 천사들이 판결을 받는 곳. 네린도, 엘리스도, 세라핌도, 레오도 모두 이곳을 거쳤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광경은 달랐다.


중앙에 한 명이 서 있었다. 홀로. 다른 천사들보다 작았다. 날개가 없었다.


아셀이었다.


더 어렸다. 훨씬. 소년의 모습. 하얀 옷을 입고, 두 손이 뒤로 묶여 있었다.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과거예요."


엘리스가 속삭였다.


"당신의."


환영 속 소년 아셀 앞에 한 천사가 나타났다. 황금빛 갑옷. 열두 개의 날개. 대천사.


"아셀."


목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위엄 있고, 냉정했다.


"너는 금기를 어겼다. 생명 창조. 천계가 금지한 권능을 사용했다."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네가 만든 것들을 보았다. 일곱 개체. 모두 불완전하고, 위험하다. 즉시 소거하라."


"...거부한다."


처음으로 소년이 입을 열었다. 작은 목소리. 하지만 확고했다.


"그들은 내 자식이다."


"자식?"


대천사가 비웃었다.


"넌 창조자가 아니다. 그저 재능 있는 아이일 뿐. 네가 만든 건 생명이 아니라 오류다."


"...아니다."


"소거하지 않으면 너를 추방한다."


침묵.


소년 아셀이 고개를 들었다. 처음으로 표정이 보였다. 눈물은 없었다. 다만 텅 빈 눈동자.


"...알았다."


"현명한 선택이다."


환영이 흐려졌다. 장면이 바뀌었다.


---


어두운 방.


소년 아셀이 바닥에 앉아 있었다. 앞에 일곱 개의 형체. 작았다. 어린아이만 했다. 각기 다른 모습. 뿔이 있는 것, 비늘이 있는 것, 촉수가 있는 것.


모두 소년을 보고 있었다. 순수한 눈빛으로.


"...미안하다."


소년이 중얼거렸다. 손을 뻗었다. 가장 가까운 개체, 작은 뿔을 가진 아이를 쓰다듬었다.


"아프지 않게 해줄게."


개체가 고개를 기울였다.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


소년의 손에서 빛이 났다. '되돌림'의 빛. 개체가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비명은 없었다.


다만 마지막 순간, 그 작은 입이 움직였다.


"...아빠?"


빛이 꺼졌다. 개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소년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 개체에게 손을 뻗었다.


그렇게 일곱 번.


마지막 개체가 사라졌을 때, 방은 텅 비었다.


소년 아셀이 혼자 앉아 있었다. 두 손을 바닥에 짚고, 고개를 숙인 채.


"...미안하다."


목소리가 깨졌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반복했다. 수십 번. 수백 번.


그리고 울음이 터졌다.


---


현재의 아셀이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러웠다. 엘리스가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는 바닥에 손을 짚었다. 숨을 헐떡였다.


"아셀!"


엘리스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아셀이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창백했다.


"...기억났다."


"뭐가요?"


"전부."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처음 듣는 감정. 고통.


"내가... 뭘 했는지."


환영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엔 다른 장면. 하계 최심부. 거대한 봉인 앞에 선 소년 아셀.


"여기에 묻는다."


대천사의 목소리.


"네가 소거했다고 했지만, 우린 안다. 넌 그들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어. 되돌림은 네 권능이지만, 창조는 네 본질이니까."


소년이 봉인을 봤다.


"...깨어나지 않는다."


"확실히 해라. 만약 깨어나면, 넌 천계의 적이 된다."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손을 봉인에 댔다. 빛이 퍼졌다. 더 강한 봉인. 영원히 풀리지 않을.


"...자라."


소년이 속삭였다.


"언젠가... 다시 만나자."


봉인이 완성됐다.


---


"거짓말이었어요."


네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그들을 소거하지 않았어요. 숨긴 거예요."


아셀이 고개를 들었다. 눈빛이 흔들렸다.


"...모르고 있었다. 기억을 지웠다. 스스로."


"왜요?"


"견딜 수 없어서."


그가 손을 봤다. 떨리고 있었다.


"내가... 만들었다. 사랑했다. 그리고 버렸다."


엘리스가 그의 손을 잡았다.


"버린 게 아니에요. 지킨 거예요."


"아니다."


아셀이 고개를 저었다.


"도망친 거다. 책임에서."


회색 공간이 흔들렸다. 균열이 생겼다. 그 틈새로 새로운 환영이 흘러나왔다.


일곱 개의 형체.


더 컸다. 성장했다. 봉인 속에서도 자라고 있었다.


그들이 눈을 떴다.


일제히 한 방향을 봤다.


아셀을.


"...아빠."


일곱 목소리가 겹쳤다.


"왜 우릴 버렸어?"


아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처음 보는 표정. 고통과 죄책감과 슬픔이 뒤섞인.


"미안—"


"사과 따윈 필요 없어."


목소리가 변했다. 차갑고, 날카로웠다.


"우린 깨어날 거야. 곧."


"...뭐?"


"천계가 봉인을 풀고 있어. 우릴 무기로 쓰려고."


엘리스가 숨을 죽였다.


"그럼..."


"우린 자유로워져. 그리고 찾아갈 거야."


일곱 형체가 동시에 미소 지었다. 일그러진, 광기 어린 미소.


"아빠를."


환영이 사라졌다.


회색 공간이 무너졌다.


---


다섯 명이 문 밖으로 튕겨 나왔다.


복도 바닥에 나뉘어 쓰러졌다. 문이 쾅 닫혔다.


아셀이 일어나지 못했다. 바닥에 엎드린 채, 숨만 헐떡였다.


"아셀!"


엘리스가 달려왔다. 그를 일으키려 했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끝났다."


그가 중얼거렸다.


"뭐가요?"


"전부. 내가... 만든 것들이 깨어나면."


"막으면 돼요."


"어떻게."


"모르겠어요. 하지만 방법은 있을 거예요."


아셀이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젖어 있었다. 눈물인지, 땀인지 알 수 없었다.


"...왜 날 돕는다."


"당신이 우릴 도왔으니까요."


"나는 괴물이다."


"아니에요."


엘리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은 그저... 아팠던 거예요."


아셀이 그녀를 봤다. 오래.


그리고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작게 울었다.


소리 없이. 어깨만 떨리며.


엘리스가 그를 안았다. 세라핌이, 네린이, 심지어 레오까지 다가와 손을 얹었다.


던전이 반응했다.


벽면에서 새로운 빛이 퍼졌다. 따뜻한, 부드러운 빛.


복도 끝에서 계단이 나타났다.


아래로 향하는.


하계 최심부로 연결된.


그곳에서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일곱 개의 목소리.


"아빠... 아빠..."


아셀이 고개를 들었다.


계단을 봤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섰다.

총 7,757자 · 약 16분

- 3 화 끝 -

AI 생성 콘텐츠 · 작가 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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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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