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거자의 영역 4화: 봉인된 자식들
주인공: 아셀
# 소거자의 영역 4화: 봉인된 자식들
던전이 숨을 쉬고 있었다.
아셀은 코어룸 중앙에 서서 벽면을 바라봤다. 검은 대리석 벽이 천천히 맥박치듯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의 감정을 읽는 것처럼, 아니, 그 자체가 그의 감정이 외부로 투영된 것처럼.
"변했군."
혼잣말이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던전은 항상 그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복도가 생겨났고, 계단이 만들어졌고, 어둠 속에서 길이 열렸다.
하계 최심부로 향하는 길.
자식들이 있는 곳으로.
아셀은 던전 코어 앞에 무릎을 꿇었다. 투명한 수정체 안에서 붉은 빛과 푸른 빛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의 치유 권능과 창조의 힘이 뒤섞인, 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존재.
"보여줘."
명령이 아니었다. 요청이었다.
코어가 반응했다. 수정 표면에 영상이 떠올랐다. 일곱 개의 형체. 완성되지 못한 채 봉인 속에 갇힌 아이들. 어떤 것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어떤 것은 짐승에 가까웠으며, 어떤 것은 그 중간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다.
아셀의 손이 떨렸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3화에서 기억이 돌아온 이후, 그의 몸은 자꾸만 이상하게 반응했다. 가슴이 조여들고,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미안하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이제는 알고 있었다.
---
"주인님, 식사 시간입니다."
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셀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슬라임 소녀는 쟁반을 들고 입구에 서 있었다. 그녀의 반투명한 몸이 걱정스럽게 떨리고 있었다.
"필요 없다."
"어제도 안 드셨잖아요. 그제도요."
"상관없다."
리사는 쟁반을 바닥에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주인님, 던전이 이상해요. 복도에서 소리가 들리고, 벽에서 물이 새고... 다들 무서워하고 있어요."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코어를 바라봤다.
"가야 한다."
"어디로요?"
"하계 최심부."
리사의 몸이 굳어졌다. "거긴... 봉인이 있는 곳 아닌가요? 주인님도 함부로 가면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랬지."
"그럼 왜요?"
아셀은 일어섰다. 그의 눈빛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내가... 남겨둔 것들이 있다."
---
던전 회의실에 마물들이 모였다.
고블린 대장 그록, 울프 무리의 우두머리 펜리스, 스켈레톤 메이지 본즈, 그리고 리사. 평소라면 아셀이 소집하는 일이 없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셀은 탁자 앞에 섰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마물들은 느낄 수 있었다. 뭔가 변했다는 것을.
"듣거라."
짧은 시작이었다.
"나는 떠난다. 하계 최심부로."
그록이 벌떡 일어났다. "주인님! 거긴 천계 놈들이 노리는 곳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알고 있다."
"그럼 왜요!" 리사가 외쳤다. "위험한 거 아시잖아요!"
아셀은 잠시 침묵했다. 설명해야 할까. 자식들에 대해, 봉인에 대해,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해. 하지만 그는 설명에 익숙하지 않았다.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빚이 있다."
"빚이요?"
"갚아야 할 것이."
펜리스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우리도 함께 갑니다."
"안 된다."
"주인님 혼자 보낼 수 없습니다." 본즈가 뼈다귀를 딱딱 부딪치며 말했다. "우리는 주인님의 권속입니다. 주인님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야 합니다."
아셀은 고개를 저었다. "던전을 비울 수 없다. 천계가 침입하면 너희가 막아야 한다."
"그럼 절반만이라도—"
"그록."
아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명령의 무게가 실렸다.
"던전을 지켜라. 이건 명령이다."
고블린 대장은 이를 악물었지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리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 "돌아오시죠? 꼭?"
아셀은 그녀를 바라봤다. 대답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그렇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될 수도 있었다. '모른다'고 말하면 그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었다.
"...노력한다."
최선의 대답이었다.
---
출발 전날 밤, 아셀은 던전을 천천히 걸었다.
복도를 지나며 벽을 쓰다듬었다. 던전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내가 없는 동안, 잘 버텨라."
던전에게 말을 거는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코어는 그의 일부였고, 던전은 그의 감정을 담는 그릇이었으니까.
슬라임 정원을 지나쳤다. 작은 슬라임들이 그를 보고 몰려들었다. 아셀은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었다. 슬라임들이 그의 손바닥 위로 기어올랐다.
"리사를 잘 따르거라."
고블린 병영 앞을 지나쳤다. 병사들이 일제히 경례를 올렸다. 아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울프 무리의 동굴 앞에서 멈췄다. 펜리스가 나와 그의 곁에 섰다.
"주인님."
"말해라."
"...무사히 돌아오십시오."
아셀은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겠다."
---
새벽, 아셀은 코어룸에 홀로 섰다.
던전이 만들어준 통로가 그의 앞에 열려 있었다. 나선형 계단이 어둠 속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하계 최심부로 가는 길.
아셀은 허리춤에 단검을 찼다. 되돌림 권능을 담은 유일한 무기. 그리고 가슴팍에 작은 수정 조각을 넣었다. 던전 코어의 파편.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간다."
한 걸음 내디뎠다.
계단이 그를 삼켰다. 어둠이 사방에서 밀려왔다. 하지만 아셀은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창조하고, 미완성인 채 버렸고, 기억에서 지웠던 일곱 존재들.
이제는 기억한다. 이제는 간다.
갚아야 할 빚이 있으니까.
계단 끝에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 봉인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일곱 개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려왔다.
아셀은 주먹을 쥐었다. 떨림을 억눌렀다.
"...기다려라."
그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던전이 뒤에서 울부짖었다. 주인의 귀환을 기다리겠다는 듯이.
# 소거자의 영역 4화: 봉인된 자식들 (후반부)
계단은 끝이 없었다.
아셀은 얼마나 내려갔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의 감각이 사라졌다. 어둠만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가슴팍의 수정 조각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던전이 보내는 신호. '아직 연결되어 있다'는 안심의 메시지.
그때, 계단이 끝났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은 보이지 않았고, 사방의 벽은 검은 수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복잡한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는데, 빛을 잃은 채 희미하게 깜박이고 있었다.
봉인의 중심부.
아셀은 천천히 걸었다. 발걸음이 울려 퍼졌다. 공간 전체가 그의 존재를 인식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공간 중앙에 일곱 개의 수정 관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각각의 관 안에는 형체가 있었다. 인간형에 가까운 실루엣들. 하지만 완전하지 않았다. 어떤 것은 팔이 없었고, 어떤 것은 얼굴이 흐릿했으며, 어떤 것은 몸의 일부가 투명했다.
미완성.
아셀이 만들다 멈춘 존재들.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가슴이 조였다. 이 감정이 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고통스러웠다.
"...미안하다."
목소리가 떨렸다.
수정 관들이 반응했다.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의 형체들이 움직였다.
눈을 뜬 것이다.
첫 번째 관 안의 존재가 고개를 돌렸다. 아셀을 똑바로 바라봤다. 입술이 움직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아버지.'
아셀의 몸이 굳어졌다.
두 번째, 세 번째 관의 존재들도 깨어났다. 모두 그를 바라봤다. 눈빛은 각기 달랐다. 어떤 것은 그리움, 어떤 것은 원망, 어떤 것은 혼란.
일곱 개의 시선이 그에게 쏟아졌다.
아셀은 한 걸음 다가갔다. 손을 뻗었다. 첫 번째 관에 손바닥을 댔다.
차가웠다.
"...내가 왔다."
관 안의 존재가 손을 들어 올렸다. 아셀의 손과 맞닿는 위치에. 수정을 사이에 두고 손바닥이 겹쳤다.
그 순간, 기억이 쏟아졌다.
---
*창조의 순간.*
*던전 코어 앞에 선 아셀. 그의 손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치유 권능과 코어의 창조력이 뒤섞였다. 형체가 만들어졌다. 작은 손, 작은 발, 얼굴.*
*"...살아라."*
*그가 생명을 불어넣으려 했다. 하지만 뭔가 잘못되었다. 형체가 불완전했다. 생명과 피조물 사이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완성되지 않은 존재.*
*아셀은 당황했다. 처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 돼... 이건..."*
*일곱 개의 형체가 만들어졌다. 모두 미완성이었다. 그들은 눈을 뜨고 그를 바라봤다. '아버지'라고 불렀다.*
*아셀은 견딜 수 없었다. 자신이 만든 것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완전하지 못한 채 존재하는 것을.*
*그래서 봉인했다.*
*하계 최심부에 가두고, 기억에서 지웠다.*
*"...미안하다."*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다.*
---
아셀은 눈을 떴다.
손이 떨렸다. 수정 관에서 손을 떼려 했지만, 관 안의 존재가 더 세게 눌렀다. 놓지 않으려는 듯이.
"그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때, 공간이 흔들렸다.
벽이 갈라졌다. 균열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천계의 기운.
"발견했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차갑고 위압적인 음성.
아셀은 고개를 돌렸다. 균열 사이로 형체가 나타났다. 백색 갑옷을 입은 천사. 날개는 여섯 개. 상급 천사.
"추락자 아셀. 네가 숨긴 것들을 찾았다."
천사는 수정 관들을 바라봤다. 탐욕스러운 눈빛.
"미완성 신성체. 완벽한 무기가 될 재료들이군."
아셀은 천천히 일어섰다. 단검을 빼들었다.
"물러나라."
"네가 버린 것들이다. 네게 권리는 없다."
"...내 자식들이다."
천사가 비웃었다. "자식? 네가 창조하고 봉인한 실패작들을 자식이라 부르나? 웃기는구나."
아셀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마지막 경고다. 물러나라."
"아니면?"
"죽는다."
천사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빛의 창이 허공에 생성되었다.
"네가 되돌림을 쓸 수 있을 것 같으냐? 여긴 네 던전이 아니다. 권능은 약해져 있다."
사실이었다. 아셀은 느낄 수 있었다. 되돌림의 힘이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던전과의 거리, 하계 최심부의 특수한 환경. 모든 것이 불리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다.
"상관없다."
아셀이 달려들었다.
빛의 창이 날아왔다. 아셀은 몸을 비틀어 피했다. 단검을 휘둘렀다. 되돌림의 권능이 칼날에 실렸다. 천사의 갑옷을 스쳤다.
갑옷이 순식간에 녹슬어 떨어져 나갔다.
"크윽!"
천사가 뒤로 물러났다. 팔의 일부가 시간을 역행당해 사라졌다.
"이런... 아직 이 정도 힘이..."
하지만 천사는 혼자가 아니었다.
균열에서 더 많은 형체들이 나타났다. 중급 천사 셋, 하급 천사 다섯.
아셀은 포위당했다.
"항복해라, 추락자. 네 자식들은 우리가 데려간다. 천계의 무기로 완성시켜주마."
아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단검을 더 세게 쥐었다.
그때, 수정 관들이 빛났다.
일곱 개 모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관들이 스스로 깨지고 있었다.
"뭐?!"
천사들이 당황했다.
아셀도 놀랐다. "안 돼...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데..."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첫 번째 관이 완전히 깨졌다. 안에 있던 존재가 바닥에 떨어졌다. 소녀의 형상. 한쪽 팔이 없고, 눈 하나가 흐릿했다. 하지만 살아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아셀을 바라봤다.
"아버지..."
목소리는 깨져 있었다. 하지만 분명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관도 깨졌다. 소년의 형상, 중성적인 형상. 모두 불완전했다. 하지만 모두 움직였다.
일곱 자식이 모두 깨어났다.
그들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셀을 바라봤다.
"우리를... 버렸죠."
첫 번째 소녀가 말했다.
"기억에서 지웠죠."
두 번째 소년이 말했다.
"고통스러웠어요."
세 번째가 말했다.
아셀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
"왜요?"
"...미안하다."
"대답이 되지 않아요."
소녀가 다가왔다. 남은 한 팔로 아셀의 옷깃을 잡았다.
"우리가... 그렇게 싫었나요?"
아셀은 대답할 수 없었다. 감정을 설명하는 법을 몰랐다. 두려움을, 무력감을, 죄책감을.
그때 천사들이 움직였다.
"확보하라! 신성체들을!"
빛의 사슬이 날아왔다. 자식들을 향해.
아셀의 몸이 반응했다. 생각보다 빨랐다. 자식들 앞을 막아섰다. 사슬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
"컥..."
피가 흘렀다.
자식들이 경악했다.
"아버지?!"
"왜... 왜 막아요?!"
아셀은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단검을 놓지 않았다. 되돌림을 발동시켰다. 사슬이 녹아 사라졌다.
"...도망쳐라."
"뭐라고요?"
"던전으로... 가거라..."
"싫어요!" 소녀가 외쳤다. "우리를 버리고 이제 와서 왜 그래요?!"
아셀은 그녀를 바라봤다. 피로 범벅된 얼굴로.
"...사랑한다."
처음으로 하는 말이었다.
자식들이 얼어붙었다.
"처음부터... 사랑했다.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너희가 불완전한 걸... 견딜 수 없었다..."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불완전한 눈에서.
"바보... 바보 아버지..."
천사들이 다시 공격했다. 이번엔 더 많은 빛의 창이 날아왔다.
아셀은 일어섰다. 비틀거렸지만, 섰다.
"...내가 시간을 번다. 그 사이 가거라."
"안 돼요!"
"명령이다."
목소리에 권능이 실렸다. 창조주의 명령. 자식들의 몸이 움직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싫어... 싫어요...!"
하지만 그들은 움직였다. 계단 쪽으로. 던전으로 향하는 길로.
아셀은 천사들을 마주했다. 단검을 들어 올렸다.
"오너라."
상급 천사가 분노에 찬 얼굴로 다가왔다.
"감히...!"
빛의 검이 내려쳤다.
아셀은 막았다. 되돌림이 검을 부식시켰다. 하지만 힘이 부족했다. 밀렸다.
다른 천사들이 사방에서 공격했다.
아셀은 피했다. 막았다. 반격했다. 하지만 상처가 늘어갔다. 피가 바닥에 고였다.
'...조금만 더.'
자식들이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렸다. 계단을 오르는 소리.
'조금만 더 버텨라.'
상급 천사의 검이 그의 어깨를 찢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
"크윽..."
무릎이 꺾였다.
천사가 그의 머리를 잡았다. 바닥에 내리쳤다.
"끝이다, 추락자."
아셀은 웃었다. 피를 토하며.
"...아니다."
"뭐?"
"이제... 시작이다."
그의 가슴팍에서 수정 조각이 빛났다. 던전과의 연결이 폭발적으로 강화되었다.
던전이 반응했다. 하계 최심부까지 권능을 뻗쳤다.
공간이 일그러졌다. 벽이 무너졌다. 던전의 통로가 강제로 확장되었다.
"이런...!"
천사들이 당황했다.
아셀은 마지막 힘을 짜냈다. 되돌림을 최대로 발동시켰다.
천사들의 몸이 역행했다. 갑옷이, 날개가, 살이 시간을 거슬러 사라졌다.
"크아악!"
상급 천사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아셀도 한계였다. 시야가 흐려졌다. 의식이 멀어졌다.
'...자식들...'
그들은 무사히 도착했을까.
던전은 그들을 받아줄까.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아셀은 들었다.
발소리.
여러 개의 발소리가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자식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안 돼...'
아셀이 손을 뻗었다. 멈추라고, 도망가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소녀가 그의 앞에 섰다. 불완전한 몸으로. 남은 한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팔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치유의 빛.
아셀의 빛과 같은.
"우리도... 아버지의 자식이에요."
소녀가 웃었다. 눈물을 흘리며.
나머지 여섯 자식도 손을 들었다. 각자 다른 빛이 흘러나왔다.
일곱 개의 권능.
미완성이지만, 존재하는 힘.
천사들을 향해 쏟아졌다.
상급 천사가 경악하며 외쳤다.
"이건... 이건 불가능해...!"
빛이 폭발했다.
아셀의 의식이 완전